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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-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들려주는 온몸으로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우리의 질병과 그 의미에 대하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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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서 클라인먼 (지은이), 이애리 (옮긴이)

2022-08-3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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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소개
저자소개
목차
하늘거리는 우리의 옷자락 안에는 불안하고 우울한 인간이 살고 있다.
그 속에서 우리의 고통은 방향을 잃은 불길처럼 뼛속 사이사이를 파고든다.
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?
그 안의 &lt서사&gt를 무시한 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!

우리는 망가진 신체가 퍼붓는 공격을 이겨내기 위해 매일같이 분투한다.
그러나 우리의 고통은 침묵 속에서 처참히 외면당한다.
하지만 우리의 질병엔 그만의 의미가, 삶의 서사가 숨겨져 있다.
여기서 문제는 몸이 아닌, &lt우리의 삶&gt이다.

▣ 30년의 연구와 2천여 명의 환자들을 분석해 밝혀낸 &lt삶과 질병과의 연관성&gt에 대하여

2017년에 한국을 방문해 특강을 하기도 했던 의료인류학과 국제보건, 사회의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현재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국제보건 및 사회의학 교실(Department of Global Health and Social Medicine) 교수인 저자가 동서양을 넘나드는 30년의 현장 연구와 2천여 명의 환자들 사례를 추적 분석하여 &lt질병과 개인의 삶 간의 연관성&gt을 밝힌 책이 출간되었다. 저자는 스탠포드 의과대학에서 수학했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40여년간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미국정신의학회 평생공로회원이다. 또한 학문적 차원에서 돌봄(care)의 문제를 연구한 세계적인 &lt돌봄 전문가&gt이기도 하다.

환자의 경험에 집중하고 &lt심각한 질병을 떠안은 채 살아가야 하는 삶의 실상과 그 고통&gt을 현장에서 본 시각으로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이 책은 1988년에 초판이 출간된 이후 현재까지 미국 내 여러 의과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. 의료인들은 물론 환자와 그 가족들까지도 세대를 뛰어넘으며 읽는 책으로 30여 년이 지난 2020년에 개정판이 출간될 정도로 의료계 전반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.

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허리 통증, 관절염, 천식, 당뇨, 심장병, 암, HIV/AIDS, 만성통증, 만성피로, 우울증 등 만성적인 질환을 힘겹게 겪고 있는 20여 명의 환자들 이야기를 생생한 인터뷰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.

▣ 평생 &lt천식&gt을 앓아온 저자의 경험, 치매에 걸린 아내를 &lt10년간 간병&gt한 경험을 바탕으로

저자는 50대 후반에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를 10여 년간 직접 간병한 경험, 자신이 평생 천식을 앓아온 환자로서의 경험, 또 대학병원과 대형 통증센터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면서 오랜 기간 질병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환자들, 그 중에서도 특히 수많은 의학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환자들을 진료하게 되면서 &lt한 사람의 삶과 그의 질병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&gt 파헤치게 되었다. 저자는 환자 한 명당 수년에 걸친 상담과 이후의 추적 분석을 통해 결국은 &lt몸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&gt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. 즉 &lt문제는 우리 삶일 수 있다&gt는 결론을 얻게 된 것이다.

▣ 문제는 몸이 아닐 수 있다. 문제는, 바로 우리 삶이다

질병, 그 중에서도 특히 만성질환은 한 사람의 삶과 궤도를 같이하며 그 사람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다. 따라서 생물의학적 질환에 집중하기 이전에 그 사람의 &lt삶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, 질병이 삶에 미치는 영향&gt을 알아야 한다. 그러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앓고 있는 &lt질병에 숨겨진 의미&gt와 삶의 무게와 그 고통이 신체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 사람만의 &lt질병 서사(Illness Narratives)&gt를 이해하고, 그 서사를 &lt공감의 시선&gt으로 해석할 때 질병은 치유(heal)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. 수십만 사람들의 인생 경험이 서로 다르듯이, 수십만 사람들의 질병 서사 역시 전부 다 다르다. 따라서 &lt각자의 삶이라는 텍스트&gt 속에서 그 사람만의 독특한 질병 서사를 파악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.

▣ 40살 생일에 시작된 급성천식으로 고통받는 변호사,
스스로 자신의 기도에 식염수를 들이부어 폐질환을 일으키는 젊은 학자,
6년 동안 8번의 수술을 받은 주부,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하반신 마비가 온 청년,
자기비하와 상사의 무시로 15년간 복통에 시달리는 직장인에 이르기까지
&lt20여 명의 환자들의 사례와 인터뷰&gt 소개

저자는 수많은 생물의학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. 의사들에게 &lt문제적 환자&gt로 낙인찍혀 점점 외면받는 그들의 고통과 호소에 귀기울이면서 그들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쳐 갔다. 저자는 이 책에서 성별, 나이, 계층, 직업, 나라 등을 뛰어넘는 다양한 실제 환자 20여 명의 생생한 사례를 들려준다.

- 가족들에게 허리 통증의 고통을 이해받지 못하는 나약한 성격의 파출소 부소장 (1장)
- 법조계에서 성공하지 못하리란 자괴감에 마흔 살 생일날 밤에 급성천식이 시작된 변호사 (5장)
- 어린 시절 학대로 인해 스스로 기도에 식염수를 들이부어 병을 만드는 젊은 역사학자 (7장)
- 6년 동안 8번의 수술을 받고 24개가 넘는 약을 처방받았지만 문제 환자로 낙인찍힌 주부 (9장)
- 상사의 괴롭힘과 자기비하와 자기연민에 빠지면서 15년간 만성 복통에 시달리는 남자 (2장)
- 아버지와의 승산 없는 싸움에 지쳐 급성 하반신 마비가 온 청년 (437쪽)
- 39살의 나이에 다섯 자녀와 손주들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흑인 하층민 고혈압 환자 (5장)
-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자유와 독립에 대한 갈망과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
8년째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50대 주부 (3장)
- 자신이 암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시스템 분석가 (9장)
- 삶이 주는 절망감에 녹초가 돼버린 40대의 신경쇠약증 환자 (4장)
- 소아 당뇨병을 앓기 시작한 이후 시력 상실과 다리 절단까지 하게 된 46세의 여성 (16장)
- 죽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때문에 큰 문제 없는데도 갑자기 세상을 떠난 60대 건축가 (11장)

이외에도 병이 없는데도 병에 걸렸다고 확신하는 &lt건강염려증 환자들&gt, 거짓으로 질병을 만들어 내는 &lt뮌하우젠 증후군&gt 사람들, 질병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&lt낙인과 수치심&gt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, 의사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환자들,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의 관계 때문에 번아웃에 빠지고 때론 고뇌하는 &lt의사들의 이야기까지&gt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.

▣ &lt심리적 갈등이 몸의 증상으로&gt 나타나는 &lt신체화(somatization)&gt에 대해

이 책에서 저자는 환자들의 통증과 신체적 고통의 원인으로 &lt신체화&gt를 지적한다. 신체화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으로, 생물의학적 원인이 없는데도 개인적이거나 인간관계에 관련된 &lt심리적 문제&gt가 신체적 고통이나 내과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. 병리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신체적 과정이 전혀 없는데도 삶의 문제에 대한 &lt무의식적 표현&gt의 일환으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다. 한 마디로 신체화는 &lt심리적 스트레스&gt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. 즉 직장, 가족, 경제적 상황, 인간관계 등과 관련된 개인의 삶을 둘러싼 갈등과 사회적 상황 및 환경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 신체적 증상으로 변형되어 나타나는 것이다. 이는 꾀병과 달리, 진짜 신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.

예를 들면 우리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 자율 신경계와 신경 내분비 축, 대뇌 변연계가 활성화된다. 그 결과 몸의 생리작용에 변화가 생기는데, 이때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거나 수면 장애, 어지럼증, 손발 저림, 이명, 두통, 복부 불편감, 소화 불량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신체화의 현상이다. 스트레스 강도가 심할수록, 삶의 고통이 클수록 그 강도는 훨씬 세진다. 결국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까지 오고 마는 것이다.

▣ 환자의 문제인 &lt질병(illness)&gt과 의사의 관심인 &lt질환(disease)&gt의 차이에 대하여

이 책에서 저자는 질병과 질환을 &lt구분&gt하여 사용하고 있다.
&lt질환&gt은 의사의 관점에서 보는 문제로, 환자의 신체 기능 장애나 생물학적 변화만을 일컫는다. 이때 신체는 의사가 의학이라는 특정한 이론적 관점에서 기술적으로 관찰하려는 대상이다. 반면 &lt질병&gt은 &lt질환을 앓으면서 살아가는 경험&gt으로, 환자와 그 가족, 더 넓게는 사회가 환자의 증상과 장애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으며, 어떻게 이에 대응하며 살아가는지를 나타낸다. 따라서 질병 경험은 병리학적이고 생리학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&lt정신적 고통&gt까지 포함한다. 하지만 의사는 질병의 문제를 &lt좁은 범위의 기술적 문제&gt, 즉 &lt질환의 문제로 치환&gt해 버린다. 그 과정에서 우리의 고통과 통증, 질병 속에 담긴 서사는 이해받지 못하고 외면당한다.

▣ 질병은 &lt삶의 고통이 몸으로 재현&gt되는 것, 세상을 향한 &lt은유적 표현&gt이다

질병은 우리가 살면서 감내해야 하는 원치 않는 &lt부당한 고통&gt으로, 삶의 고통이 몸으로 재현된 것이다. 질병은 우리가 오롯이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를 표현하는 &lt강력한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&gt이자 세상을 향한 우리만의 &lt은유적 표현&gt이다.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호소를 우리 몸이 질병이라는 수단을 통해 밖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.

질병은 교류와 소통과 관련 있으며 &lt사회적인 측면&gt 또한 강하다. 질병은 사회적 세계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, 따라서 그 세계를 구성하는 구조 및 절차와 분리될 수 없다. 따라서 질병 의미에 관한 연구는 한 개인의 경험뿐 아니라 사회 관계망, 사회적 상황, 다양한 사회적 현실을 담고 있다. 사회적 환경이 질병의 만성화와 증상 및 장애의 변화에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려면 삶을 구성하는 &lt관계의 거미줄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&gt 환자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.

▣ &lt질환의 치료&gt가 아닌 &lt질병의 치유&gt를 위해

그동안 의사들은 신체적 불편함은 인정했지만 &lt심리적 혹은 사회적 불편함&gt은 인정하지 않았다. 육체와 정신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, 즉 질병의 &lt생물학적&gt 측면만이 진짜이고 생물학적 치료만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. 의료 시스템의 현대적 변화가 초래한 의도치 않은 결과 중 하나는 바로 의사의 관심을 질병 경험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다. 현재의 의료 시스템은 전문 의료진에게서 만성질환자를 소외시키고,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력하며 가장 큰 실존적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치유자(healer)의 기술(art)을 역설적으로 의사가 스스로 포기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. 의사는 &lt치료자&gt가 아닌 &lt치유자&gt가 되어야 한다.

의사는 환자가 살아온 &lt삶&gt이라는 골치 아프고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그만의 특별한 맥락 속에서 환자를 대면해야 한다. 질환의 치료가 아닌 질병의 치유를 위해서는 그 사람만의 삶의 서사, 즉 그 속에 담긴 개인적, 사회적, 문화적 의미를 이해하고 환자의 &lt질병 경험을 인정&gt하는 것, 즉 환자의 경험에 권위를 부여하고 공감하며 듣는 행위가 중요하다. 다시 말해 통증에 관한 연구는 생물의학적 설명과 더불어 사회과학적 해석이 뒷받침되어야 하며, 통증의 정치적, 경제적, 심리사회적 측면을 이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.

▣ 우리의 삶엔, 우리의 질병엔 서사가 있다

이 책에서 소개하는 환자들 증상의 핵심을 들여다보면 생리적, 심리적, 사회적 의미가 긴밀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. 우리의 질병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의미를 지니며, 그 속에는 우리만의 &lt삶의 궤적&gt이 담겨 있다. 증상과 질병의 이면에 숨어 있는, 특히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호소하는 &lt고통의 소리&gt를 들어야 한다. 결국 즉각 고통을 완화해주는 마약성 진통제보다 환자와 그 가족이 겪는 고통의 경험을 인정하고 지지해 주는, 의미 중심의 &lt느린 의학(slow medicine)&gt 접근 방식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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